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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기 충돌회피 탑재장비 개발역사 및 향후 발전방향

  • 이름 오경륜
  • 작성일 2014-01-17
  • 조회 13906

항공역사의 초창기에는 항공기간 공중충돌의 가능성이 희박하였다. 하늘은 바다와 같이 넓은 공간이었다. 

 

1950년대에 이르러 항공기를 이용한 여행이 일반화되면서 하늘은 항공기 운항으로 점점 붐비게 되었고, 1956년에 미국 그랜드캐니언에서 항공기간 공중충돌이 발생하여 128명이 희생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당시 이 사건은 항공역사 상에서 가장 끔찍한 사고였고 이로 인해 언론은 항공기 안전에 대해 격분하였으며, 의회 청문회가 열렸고, 미국 FAA가 1958년에 설립되게 디는 계기가 되었다.

 

FAA는 공역의 재설계와 항공기 관제시스템을 대폭 개선하여 항공기 운항안전성을 향상시켰다. 

 

그러나 FAA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1978년 캘리포니아 샌디에고 상공에서 여객기 간 공중충돌이 발생하여 144명이 희생되었다. 1986년에도 캘리포니아 쎄리토스 상공에서 여객기 간 공중충돌이 발생하여 82명이 희생되었다. 이 두 사건으로 인해 인간의 실수(관제가 및 조종사)로 인한 공중충돌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탑재장비 개발 필요성이 부각되게 되었다.

 

공중충돌 예방을 위한 탑재장비 기능은 그랜드캐니언 사고 직후 개발되기 시작하였다. 초기개념들은 1차 감시레이더 기능구현에 중점을 두었으며, 에너지 펄스를 송출하여 반사되어 돌아오는 신호를 검출하여 상대 항공기의 거리를 계산하는 방식이었다. 이 방식은 상대 항공기의 고도를 정확히 측정하지 못하는 등 여러 원인으로 제대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이후 비콘 기반 탑재기능 구현에 대한 개발이 진행되었는데 이는 기존에 탑재된 트랜스폰더를 이용하는 것으로, 항공기는 무선통신링크를 통해 상대항공기에 질의를 송출하고 상대의 응답시간을 측정하여 거리를 계산하고, 무선통신링크를 통해 고도 및 항로목표 등에 대한 정보를 상호 교환하였다. 이러한 방식의 충돌회피시스템은 BCAS(Beacon Collision Avoidance System)로 명명되었으며, 항공교통량이 적은 공역에 적용되었다. 

 

1978년 샌디에이고에서의 공중충돌 사건은 TCAS(Traffic alert and collision avoidance system)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TCAS는 BCAS를 기반으로 항공교통량 밀도가 높은 공역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1986년 쎄리토스 사건을 계기로 미국 의회는 미국 내 운항항공기의 TCAS 의무 장착을 결정하였으며, 1995년 12월 31일부로 전면 시행되었다. (주요 항공기 공중충돌 사고 일지 : 첨부파일 참조)

 

 

[그림 ] 시대에 따른 충돌회피 장비 발전 개요

 

TCAS 설계에는 결정모델(deterministic model)을 사용하였는데, 레이더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조종사가 항상 TCAS 로직에 의해 제시되는 행동을 이행하지는 않는다. 2002년 독일 상공에서 발생한 공중충돌사고의 경우, 조종사는 TCAS에 의한 상승지시 대신 관제사의 하강지시를 이행함으로서 TCAS를 장착했던 상대항공기와 충돌한 경우이다.

 

 

 

그림 . 2002년 7월 1일 독일 상공에서 발생한 항공기간 공중충돌 발생 개략도 

 

TCAS가 상당한 기간 동안 항공기의 공중충돌을 성공적으로 예방하는 역할을 해왔으나, 미래 항공운항 개념의 변화와 새로운 기술의 출현으로 개선의 여지가 생겼으며, 이를 반영하기 위해 2009년부터 ACAS X 장비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ACAS X는 기존 TCAS의 고도변경 시 항공기의 신속한 수직방향 상승하강 속도로 인한 불필요한 경고작동 개선, 항공기간 분리간격을 보다 좁혀 운항하는 개념을 도입한 미국의 NextGen, 유럽의 SESAR의 운항분리간격 요구도 충족, 일반항공기(GA) 및 무인기 등으로의 장착 확대, ADS-B 등 새로운 개념의 감시데이터 활용 등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TCAS가 결정모델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반해 ACAS X는 확률모델(probabilistic model)을 기반으로 한다. TCAS와 ACAS X의 근본적인 차이는 충돌회피 로직과 감시데이터 출처에 있다. TCAS는 오로지 항공기의 트랜스폰더를 이용한 질의응답 방식에 의해 상대항공기의 위치정보 등을 획득하는 반면 ACAS X는 ADS-B, 위성통신링크, 레이더 등 다양한 감시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ACAS X의 경고발생 로직은 항공기운항의 고려사항 및 항행안전과 공역에 대한 확률적 모델에 대해 최적화된 수치적 정의표(lookup table)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ACAS X는 개선된 경고성능을 제공하면서도 성능개선기간 및 비용 절감을 가져다준다. 수치적 정의표의 최신화를 통해 손쉽고 비용효과적으로 시스템 개선이 가능하다.

 

ACAS X에 대한 M&S(Modeling & simulation) 연구결과는 TCAS 대비 불필요한 RA 빈도는 30% 이상 감소, 위험비는 약 50% 개선, 3NM 항로분리 운용이 가능한 것을 보여주고 있다. 

 

FAA는 2013부터 ACAS X에 대한 비행시험을 시작하였으며, 관련 표준은 RTCA(Radio Technical Commission for Aeronautics)에서 2014년부터 개발하여 2018년경 마무리할 예정이다. 인증된 ACAS X 장비를 장착한 첫 비행은 2020년경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참고문헌 :

1. LINCOLN LABORATORY JOURNAL Vol. 19, No.1, 2012 

2. EUROCONTROL, NETALERT- the Safety Nets newsletter, No.17, Jun., 2013 

 

 

 

 

 

작성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오경륜(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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