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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연구원

90인승급 터보프롭 항공기 개발 전망

  • 이름 황인성
  • 작성일 2013-07-05
  • 조회 9285

고유가가 지속됨에 따라 대형 터보프롭 항공기 시장은 지속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차세대 터보프롭 항공기 개발 시기, 규모, 엔진 등에 대한 질문과 추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현재 운항 중인 70인승급 터보프롭 항공기인 봄바디어의 Q400이나 ATR의 ATR72보다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형 터보프롭 항공기는 영업이윤이 적은 리저널 제트기를 대신하여 항공수요 증가를 충족시킬 것이다. 100인승급 대형 터보프롭 항공기로는 1950년대와 60년대에 4개의 엔진을 장착하고 개발된 록히드의 L-188과 비커스의 뱅가드가 있었다. 최근의 쌍발 터보프롭 항공기 제작사들은 90~100인승급에 대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봄바디어와 ATR은 90인승급 터보프롭 항공기 개발 착수에 대해 각기 다른 이유로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봄바디어는 현재 개발 중인 CSeries 항공기로 인해 자금 사정이 여유롭지 못하며, 이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봄바디어가 즉시 대형 터보프롭 항공기 개발에 착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Q400은 수주잔량이 13대에 불과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봄바디어의 사장이자 최고운영책임자 (COO, Chief Operating Officer)인 가이 해시 (Guy Hachey)는 “Q400 판매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기대보다 상황이 좋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봄바디어의 터보프롭 항공기는 근본적으로 운항사 요구조건에 비해 너무 빠르고 넓은 범위를 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가이 해시는 “짧은 운항거리 시장에서 30% 빠르고 30% 넓은 운항범위의 항공기는 불필요하다. 이로 인해 우리는 경쟁사에 밀리고 있다.”라고 말하며 현재의 어려움을 전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합작회사인 ATR은 다른 이유에서 개발 착수를 미루고 있다. 그들은 작년 말에 주주인 EADS와 핀메카니카를 대상으로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1월에는 개발 형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후로 여론의 압력을 받지 않도록 추가 발표는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엔진회사를 포함한 부품 제작사는 개발을 촉구하고 있다. 햄린 트랜스포테이션 컨설팅의 사장인 조지 햄린 (George Hamlin)은 대형 터보프롭 항공기 개발에 대해 “하나 혹은 둘의 제작사에 대한 충분한 요구”가 있을 것을 확신했다. 이는 Q400과 ATR72를 대체하기 위한 수요이다. 햄린은 향후 20년간 1,000대를 예상했다. 터보프롭 항공기는 주로 2시간 정도의 비행경로를 운항한다. 이는 제트기가 속도 측면에서 크게 이점을 갖기 어려운 구간이다. 또한 최근 미국 운항사들의 합병으로 과거에 비해 운항빈도에 대한 중요성이 감소한 것도 고속 비행이 불필요한 다른 이유이다. 그러나 이는 선구자 역할을 할 90인승급 항공기가 개발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햄린은 잠재적인 시장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애틀란타 주변의 75개 리저널 노선 가운데 41개 노선이 500 노티컬마일 이하이다. 55개 노선은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의 3개 주에 걸쳐 있으며, 25개는 그 이하이다. 현재 애틀란타에는 터보프롭 서비스가 없으며, 400 노티컬마일 이하의 9개 노선만이 뉴저지 뉴아크 국제공항에서 터보프롭을 이용하여 운항 중이다. 그는 새로운 대형 터보프롭 개발에 위험은 따른다고 말한다. 터보프롭 항공기는 기본적으로 고유가 상황이 전제되어야 한다. 중국과 인도 또한 미지수로, 시장 잠재력은 크지만 제트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틸 그룹의 부사장인 리차드 애볼라피아 (Richard Aboulafia)는 경제적 타당성은 충분하다고 말하며, 연간 50대의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조종사 노조의 항공노선범위 조항 (scope clauses)이 주로 리저널 제트기에 적용되므로 터보프롭 항공기는 이를 비켜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TR은 향후 20년간 50~90석급에서 3,000대의 터보프롭 항공기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 가운데 1,300대가 90석급이다. ATR에 의하면, 다수의 운항사가 관심을 나타내었다고 한다. 만약 ATR이 개발에 착수한다면, 이는 완전히 새로운 모델의 개발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재의 ATR 시리즈보다 더 빠르지는 않을 것이며, 400 노티컬마일에 최적화될 것이다. 올해 초에 공개된 외형을 보면, 현재의 기종과 유사한 면이 많다. 윙렛을 장착한 고익기이며, T 형상 미익, 8개의 블레이드를 갖는 프로펠러 등을 특징으로 한다. 그러나 ATR은 이에 대한 추가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봄바디어는 향후 20년간 2,850대를 예측했다. 이 가운데 95%가 60~99인승이다. 초기에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있었으나, 이는 연간 140대를 약간 상회하는 현재 생산 규모와 유사한 수준이다. 부사장인 쳇 풀러 (Chet Fuller)는 연간 200대 규모는 불가능하며, 터보프롭 시장이 성장하겠지만, 그렇더라도 단일통로 제트기 시장과 같은 규모는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봄바디어의 판매 및 자산관리 담당 부사장인 로드 쉐리던 (Rod Sheridan)은 지난 2004년 이후로 터보프롭 시장의 선호도가 대형기 위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40~59인승급은 39%에 불과하며, 이는 10년 전의 61%에서 크게 감소한 수치이다. 같은 기간 평균 운항거리 또한 220 노티컬마일에서 250 노티컬마일로 증가했다. 그는 또한 고유가로 인해 대형 터보프롭의 운영비 (COC, Cash Operating Cost)가 50석급 제트기보다 낮은 상황으로, 터보프롭이 이 시장을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ATR이나 봄바디어가 대형 터보프롭 개발에 착수한다면, 현재 수준보다 큰 엔진이 필요할 것이다. 프랫앤휘트니 (Pratt & Whitney Canada)의 사장인 존 사바스 (John Saabas)는 설계 범위가 넓은 단일 통로 터보팬 항공기와 달리 터보프롭 항공기는 순항속도와 운항범위를 최적화하는 것에 의해 설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터보프롭은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에서 균형 잡힌 운항범위와 순항속도를 유지하며 발전해 왔다. 이는 ATR과 봄바디어가 승객수를 늘린 신기종 개발을 자신 있게 착수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이러한 이유로 터보프롭 항공기 시장에서 기체 제작사와 엔진회사는 더욱 밀접한 공생관계를 보이고 있다.


1,800마력에서 6,600마력에 이르는 엔진 시장에서 9,000대 이상의 PW100 시리즈 엔진을 제작하여 지배적인 위치에 있는 프랫앤휘트니는 차세대 터보프롭 항공기를 정의하기 위해서 심도 깊은 연구를 수행하였다. 시니어 연구원인 리차드 울리엇 (Richard Ullyot)은 2000년 이후로 60~79석급이 그보다 작은 규모의 항공기를 추월하였고, 2020년 이전에 80~99인승급 항공기에 대한 수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007년 이후로 고유가로 인해 60~79인승급 항공기 수요가 급증하였고, 최근에는 이러한 수요가 90~100석급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50석급 리저널 제트기 시장을 터보프롭 항공기가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세대 터보프롭 항공기의 연비 (SFC, Specific Fuel Consumption) 성능 향상은 15~2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기체 기술 발전으로 가능할 것이며, 엔진 성능 향상이 기여하는 부분은 15%를 상회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

 

차세대 터보프롭 항공기 개발에서 운항속도를 결정하는 것은 가장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약간의 속도 증가가 엔진 크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이는 항공기 전체의 경제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현재는 275~350 노트의 속도로 운항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순항고도는 25,000 피트이다. 90인승급 항공기에 대한 초기 연구 결과, 최대이륙중량 70,000 파운드, 날개 길이 105 피트, 운항범위 1,200 노티컬마일의 설계조건에서 운항반경 500~600 노티컬마일, 운항시간은 약 2시간이며, 300 노트 이하의 속도에서 연비가 최적이 된다. 이러한 프랫앤휘트니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350 노트로 운항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엔진이 40% 더 커져야 하며, 400 노트가 되기 위해서는 아마도 두 배 크기의 엔진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같은 이유로 순항속도를 300~350 노트로, 평균 운항거리를 300 노티컬마일로 설정하고 있으며, 현재 도출된 최적의 값은 325 노트 이하, 98석급, 6,000~6,500 마력의 엔진이다. 엔진사의 선행연구에 따르면, 90석급 이상, 속도 300 노트, 운항거리 300 노티컬마일 조건에서 갤런당 3달러인 연료는 운영비의 22%를 차지한다. 같은 조건에서 만약 연료비가 갤런당 6달러가 된다면 35.7%로 증가한다. 운항속도 300 노트와 350 노트는 직접운영비 (DOC, Direct Operating Cost)에서 약 5%의 차이를 가져온다. 더 높은 엔진 출력을 위해서 프랫앤휘트니는 CSeries에 적용된 터보팬 엔진인 PW1500G 의 핵심 기술을 이용할 수도 있다. 또한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항공우주시스템 (United Technologies Aerospace Systems, 전 Goodrich)과 협력도 가능하다. 엔진 성능 향상을 위해서 2012년부터 압축기 개선에 관한 실험을 수행 중이며, 올해 말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또한 2014년에는 몬트리올에서 가스 제너레이터 개선에 관한 실험을 수행할 계획이다. 이 외에 기어박스, 통합 프로펠러 조종 시스템, 프로펠러 블레이드 설계, 친환경 연소, 냉각, 전기시스템 등에 있어서 많은 개선이 있을 것이다.


한편, GE (General Electric)는 시콜스키의 CH-53K 헬리콥터에 탑재하기 위해 현재 개발 단계에 있는 터보샤프트 엔진인 GE38의 파생형 CPX38을 통해 경쟁사의 터보프롭 엔진에 대응하고 있다. T64 엔진을 계승한 GE38 엔진은 7,500 마력에 달하며, 연료소모가 18% 적고, 부품수가 63% 적다. 이로 인해 미해병대에서 운영 중인 CH-53E에 비해 정비비용 40% 감소, 소음 25%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군용으로 개발된 GE38이 민수용 터보프롭 엔진 CPX38로 파생될 경우 유사한 성능 향상이 가능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프로펠러 기어박스, 터보프롭 제어 등의 연구가 진행 중이다.

 

 

* 참고자료:
Bombardier and ATR weigh pros and cons of pursuing a 90-seat turboprop design
(Aviation Week & Space Technology, May 6/13 2013)

 

 

작성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황인성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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