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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연구원

러시아 헬리콥터 개발 동향

  • 이름 박중용
  • 작성일 2016-06-24
  • 조회 11786

  알고 있는 헬리콥터 제작 회사 이름을 대라고 한다면 유로콥터(지금은 Airbus Helicopters로 회사명이 바뀌었음), 벨(Bell), 시콜스키(Sikorsky)와 같은 유럽이나 미국의 회사 이름이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수리온의 제작사인 대한민국의 KAI도 이제 목록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세계 헬리콥터 시장 점유율을 따져보았을 때 러시아의 헬리콥터 제작사를 빼놓을 수는 없다. 러시아의 유일한 헬리콥터 제작사인 러시안 헬리콥터스(Russian Helicopters)는 Airbus Helicopters의 자료에 의하면 2015년에 민수용 터빈 헬리콥터 시장의 5%를 점유했고 특히 군용 헬리콥터 시장에서는 19.5%의 점유율로 시콜스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지난 2월 미국에서 개최되었던 Heli-Expo에서 AHS(American Helicopter Society)는 2015년에서 2020년의 기간 동안 러시안 헬리콥터스가 17.9%의 점유율로 세계 헬리콥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와 같은 전망이 나올 수 있는 이유는 러시아 헬리콥터의 싼 가격이 군용 헬리콥터 시장에서 매력적이기 때문으로 중국, 인도, 중동과 남미 국가들로부터 인기가 많다.
  그러나 최근의 유가 하락은 원유산업에 상당 부분 의지하는 러시아 경제 입장에서는 불투명한 미래를 의미한다. 러시안 헬리콥터스 매출의 큰 축인 러시아 국방부의 군용 헬리콥터 구매는 러시아 재정이 흔들리면서 당초 계획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많다. 2011년에 러시안 헬리콥터스는 러시아 국방부와 2020년까지 600대 이상의 헬리콥터를 공급할 계약을 체결했지만 최근의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해 10% 정도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은 보도한 바 있다.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러시안 헬리콥터스는 기종의 다양화와 후속지원 사업 강화,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인증 획득, 프랑스 회사의 엔진 채택과 같은 국제협력 등의 타개책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러시안 헬리콥터스에 의하면 2014년에 최대이륙중량 20톤 이상의 초대형 헬리콥터 시장에서 자사의 제품이 71%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7톤에서 20톤 사이의 중/대형 헬리콥터 시장에서도 69%의 점유를 달성했을 정도로 중형 이상의 헬리콥터 시장에서 강자임을 주장했다. 최대이륙중량 12톤의 Mi-8/17이 여전히 잘 판매되고 있고 13톤의 Mi-171A2는 2017년에 인증 예정이며, 15.6톤의 Mi-38은 2015년 12월에 러시아 기준인 AP-29에 따라 인증을 받았는데 이 기준은 미국와 유럽의 기준과 동일하다고 러시안 헬리콥터스는 주장한다. 그러나 소형 헬리콥터 시장에서는 그렇다할 실적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Ansat, Ka-226T와 Ka-62 세 기종으로 시장에 도전 중이다. 최대이륙중량 3.6톤의 소형 헬리콥터 Ansat은 화물 수송용으로 2013년에, 승객 수송용으로 2014년에 인증을 받았다. 이 기종은 당초에는 fly-by-wire 조종시스템으로 개발되었으나 인증 획득에 어려움이 있어 양산 제품은 기존의 유압식 조종시스템을 장착했다. 2002년에 시장에 출시된 3.4톤의 Ka-226을 업그레이드한 동축반전 로터 시스템의 Ka-226T는 프랑스 엔진 회사인 Turbomeca의 Arrius 2G1 엔진을 장착하여 2015년에 인증을 받았다. 이 기종은 높은 고도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Ka-60의 새로운 모델인 6.5톤의 Ka-62 역시 Turbomeca의 Ardiden 3G 엔진을 장착했다. 이와 같이 프랑스 엔진 회사와 협력을 하는 것은 러시안 헬리콥터스가 고전을 했던 후속지원 시장에서 더 좋은 매출을 올리려는 의도로 보여 진다. Ka-62 역시 AP-29와 유럽의 인증 기준인 CS-29에 근거하여 인증을 받아 세계 민수헬기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러시안 헬리콥터스가 중/대형 헬리콥터 뿐만 아니라 소형 헬리콥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신 기종 개발에 매진하는 가운데, 100% 러시아 정부 지분이었던 회사의 지배 구조도 개혁하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즉 전체 지분의 49%를 외국의 회사에게 넘길 수 있다는 발표를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Airbus Helicopters와 아랍 에미레이트의 Mubadala사 등이 관심이 있는 것으로 소문이 났으나 Airbus Helicopters는 즉시 부인하는 등 확실한 사항은 아직 없다. 2015년에 Airbus Helicopters가 최대이륙중량 11톤의 H215를 러시안 헬리콥터스의 주요 시장인 루마니아에서 조립, 생산하기로 한 것은 러시안 헬리콥터스 입장에서는 자신이 절대적으로 유리했던 시장에서도 이미 경쟁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이 글은 아래 출처의 기사를 참조하여 작성하였습니다.
Rotor&Wing, June 2016, pp. 22-27
http://www.russianhelicopters.a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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