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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연구원

회전익기의 과거와 미래

  • 이름 박중용
  • 작성일 2017-07-07
  • 조회 9003

“Rotor&Wing International” 이라는 제목의 회전익기 소식을 주로 다루는 매체는 올해로 발간 50주년을 맞이했다. 50년이라는 긴 세월을 기념하기 위해 이 매체는 최근호에서 회전익기 발전 역사와 예측에 대한 기사들을 실었다. 1967년에 “Rotor&Wing International”이 창간된 데는 여러 배경이 있다. 이 시기는 헬리콥터의 기술 측면과 운영 측면 모두에서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베트남 전쟁이 있었던 이유로 1967년 전후로 약 10년간 1만 2천대의 헬리콥터가 사용되었다. 1967년에 항공기 제작사들은 전례 없는 수의 항공기를 제작했고 군에서는 수많은 헬리콥터 조종사를 양성했다. 그리고 민간 부분에서는 Bell사의 터보샤프트 엔진 헬리콥터인 206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복합형 회전익기의 시초라 할 수 있는 AH-56 Cheyenne이 처녀비행을 한 때도 바로 1967년이다. 유럽에서는 MBB사의 Bo 105 헬리콥터가 시험비행에 착수한 시기이며 현재 헬리콥터 시장의 강자인 Airbus Helicopters의 전신인 프랑스의 Aerospatiale이 창업한 때가 3년 후인 1970년이다. 군용에 비해 실적이 저조했던 민수용 헬리콥터 시장이 커지게 된 계기는 1973년의 OPEC 석유 수출 금지 및 1979년 에너지 위기였다. 유가의 급격한 상승은 대서양과 개발도상국에서의 해상 에너지 탐사 및 생산에 막대한 투자를 촉진시켰고 이는 민수용 헬리콥터 시장의 확장으로 이어졌다.

 

1980년대에는 중요한 기술적 성취가 있었다. McDonnell Douglas사는 일반적인 꼬리로터를 제거한 NOTAR 시스템을 개발했고, Aerospatiale사 역시 fenestron 이라는 덕티드 꼬리로터를 개발했다. 그리고 영국에서는 BERP(British Experimental Rotor Program) 로터를 개발하여 헬리콥터의 소음과 성능을 개선시켰다.

 

1980년대까지의 헬리콥터 시장 호황은 1990년대의 경기 침체로 끝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도 불황은 계속되었지만 틸트 로터기인 V-22는 초반의 잦은 사고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양산 및 배치가 진행되었고 Sikorsky사는 2005년에 X2 복합기로 250 노트의 전진비행속도를 달성하기도 했다. 현재도 헬리콥터 시장은 과거 1970년대와 1980년대의 호황을 재현하지는 못하고 있다. 헬리콥터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에서도 1980년대 이후 새로 개발된 헬리콥터는 손에 꼽을 정도인 형편이다. 이런 와중에 무인기가 각광을 받기 시작했고 헬리콥터가 아닌 수직이착륙기 형태에 분산형 전기추진​시스템과 자동화를 장착하는 기술 개발이 현재 추세이다. 바로 eVTOL(전기추진 수직이착륙기)이 대세인 것이다. 미국의 Uber사는 새로운 형태의 eVTOL을 활용해서 마치 택시와 같이 공중으로 날아다니는 교통 서비스를 도입하려고 한다. 2020년에 실용화를 위해 시연을 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관련 인프라 부족과 성능과 안전성이 입증된 전기추진 수직이착륙기의 부재로 인해 현실화가 어렵다는 부정적 의견도 많다. 그러나 회전익기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Sikorsky가 사실상 최초의 헬리콥터인 VS-300의 비행시험을 성공한 때가 1939년이었는데 3년 전인 1936년에 라이트 형제 중의 한 명인 Orville Wright는 헬리콥터와 같은 형태의 항공기는 몇 가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없다는 편지를 쓴 것이다. 불과 3년 후에 일어날 일도 예측하기 어려운데 당시에 비해 기술의 발전 속도가 훨씬빠른 현대에 미래를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는가?


eVTOL에 밀려서 헬리콥터가 시장에서 퇴출된다고 자신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왜냐하면 헬리콥터는 오래 동안 정지비행 임무를 수행하는데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헬리콥터는 인명구조와 같은 특화된 임무는 여전히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빠른 속도를 낼 수 없고 소음이 심하며 운영 및 유지보수 비용이 크다는 이유 때문에 eVTOL에 밀릴 가능성은 크다. eVTOL은 GPS, 디지털 통신, 소형 컴퓨터, 리튬 배터리, 더 나은 전기 모터 및 컨트롤러, 분산된 전기추진장치, 향상된 센서, 자율비행제어장치 및 경량 복합재와 같은 기술을 사용한다. 이러한 기술들은 소형 무인기에서 잘 작동하나 아직까지 중대형 유인기에서는 실증이 안 되었다. 가장 큰 문제는 자동회전(autorotation)이 불가한 경우가 많아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전기 추진의 동력원인 배터리 성능이 기대보다는 크게 향상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수소 연료 전지와 같은 더 나은 배터리 또는 다른 전력원의 출현으로 배터리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낙관적인 의견들도 많다. 앞으로 50년 후에 어떤 형태의 회전익기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지 흥미롭다.

 


○ 참고자료
- We’ve come a Long Way, Rotor & Wing International – May/June, 2017 by Roger Connor
- A Disruptive Future, Rotor & Wing International – May/June, 2017 by Richard Whit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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