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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우주분야의 지각변동과 국가 항공우주 기관의 역할 변화

  • 이름 박준우
  • 작성일 2017-07-31
  • 조회 6973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항공우주에 관련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다양한 기업들의 로켓 발사 성공사례가 주를 이루고 있다. Space X는 7월 5일에 올해 들어 열 번째 로켓 발사에 성공하였다. 6.7톤가량의 위성을 고도 35,000km 정지궤도에 올려놓는 데 성공하였다. 이러한 성공사례들을 보면 예전과는 다른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과거에는 NASA(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가 우주분야에 주축이었다면 최근에는 Space X와 같은 민간 기업들이 점차 주축을 이루고 있다. 즉, 각국의 항공우주기관에서 우주분야 대한 프로젝트들을 수행하고 기업들에 기술을 이전하는 형태였지만, 점차 다양한 기업들이 항공우주분야에 참여가 높아지고 기업 스스로가 주도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항공우주산업에 큰 지각변동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지각변동의 원인은 무엇이며, 항공우주기관들은 어떠한 변화를 추구해야 할까.


항공우주산업의 특징 중 하나는 high risk, high return 산업이라는 것이다. 성공 여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매우 큰 위험이 있는 분야이며 많은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그동안은 정부 주도하에 개발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각국의 항공우주기관들은 그 설립 목적이 수익성 창출이 아니었으므로, 더 급진적인 발전이나 혁신이 이루지지 못하였다. 즉,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끌어낼 만한 인센티브(incentive)가 없었던 것이다. 항공우주산업의 이러한 특징은, 기업들에도 마찬가지였다. 우주분야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며, 그동안은 수익을 창출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다시 말해 우주분야는 시장이 형성되지 못한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에 자본력을 바탕으로 하는 Amazon과 Tesla와 같은 기업들이 우주 진출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로켓 회수와 같은 기술들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나가면서 우주분야에 경제논리가 적용되기 시작하였다. 결국 우주분야의 high return의 특징이 기업들이 우주분야로 진출하는 데에 있어 인센티브로 작용하면서 우주분야의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지각변동은 우주 개척에 있어, 정부가 민간 기업에게 주도권을 빼앗기는 상황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항공우주산업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데에 있어 NASA의 중추적인 역할을 확인할 수 있다. NASA 존슨우주센터의 엘런 오초아 센터장은 기업의 과감하고 도전적인 우주 기술 혁신 덕분에 우주발사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었으며, 더 먼 우주까지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고 언급하였다. 또한, 이는 정부 주도로 개발한 기술을 기업에 기술이전하는 방식만으로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처럼 NASA는 우주분야의 지각변동을 일찌감치 인지하고 변화를 준비하였다. ‘상업적 우주개발협력(Collaborations for Commercial Space Capabilities, CCSC) 이니셔티브’와 ‘우주 탐사를 위한 차세대 기술 개발 파트너십(NEXTstep)’과 같은 프로그램 등을 통하여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해나갔다. NASA가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대기업과 사업 계약을 체결하면, 대기업이 여러 중소기업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나간다. Space X와도 CCSC를 통해 협력하여 장거리 수송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United Launch Aliance(ULA), Orbital ATK 등과 협력하고 있다. 또한, NEXTstep을 통하여 Boeing, Lockheed Martin 등의 기업들과 태양광을 이용한 우주선 추진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새로운 유인 우주정거장 ‘Deep Space Gateway(DSG)’를 개발하고 있다. 이렇듯 NASA는 우주분야에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기업들의 협력을 유도하며 다양한 부문에서 지원하고 있다.


NASA의 항공부문에서는 총예산의 10%를 대학과 협력하는 데 사용한다. 대학의 도전적이며 혁신적인 기초연구의 잠재성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의 기술은 위험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이를 위해 NASA의 연구진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기술의 성숙도를 높이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개발된 기술이 만들어낼 수 있는 혜택이 증명되면 민간 기업들이 참여하는 것이다. 결국 사업화를 염두에 둔 기술개발이므로 빠른 속도로 상품화·서비스화가 이루어진다. 철저하게 R&D에 바탕을 두어 협력 생태계를 만들어 나간 것이다. NASA는 단순히 첨단 기술을 개발하거나 그동안의 권위의식을 가진 채 주도권을 가지려는 태도를 취하지 않고 항공우주분야의 지각변동에 발맞추어 변화하였다. 그 결과는 다양한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어 항공우주산업의 큰 발전을 이루었고, 생산적인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였다. 이러한 NASA의 사례를 비추어 보아, 각국의 항공우주 기관들은 항공우주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흐름에 발맞추어 변화해나가야 할 것이다.​

 

 

○ 참고자료
- ‘21세기 이노베이션’ 강조한 NASA 박사님...“예산 10%는 대학 협업에 쓴다”, 머니투데이, July 7, 2017 by 류준영
- 미국 기업이 우주 개발에 뛰어드는 이유는?, 동아사이언스, June 30, 2017 by 송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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