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219)우주인훈련일기(31편_고산).hwp
동계 생존 훈련
우주인이 타고 지구로 돌아오게 되는 귀환모듈은 종 모양의 캡슐이다. 귀환 모듈에는 날개나 방향타가 달린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스스로의 궤적을 조정할 수 있도록 고안이 되어 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훈련 이튿날 티피를 떠나기 전: 왼쪽부터 ‘알례그’와 ‘레나’, 그리고 나>
귀환 모듈은 무게 중심이 중심축에서 약간 벗어나게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우주선을 축 중심으로 회전시키는 운동만으로도, 공기의 저항에 의해 우주선에 발생하는 양력의 크기와 방향을 제어하면서 우주선을 예정된 지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곳에 착륙시킬 수 있는 것이다.
보통 이런 모든 과정은 궤도 진입 시 입력하는 초기 데이터 값과 우주선 내부 컴퓨터의 계산에 의해 자동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하지만, 혹시라도 우주선의 계기에 이상이 생겨서 이와 같은 자동제어 능력을 상실하게 되거나, 우주선에 화재 등의 비상상황이 발생하여 예정되지 않은 지점에서 지구로 재진입을 시작해야 하는 경우, 혹은 우주선 발사 시에 로켓이나 우주선에 이상이 생겨서 긴급 탈출을 해야 할 경우에는 우주선이 전혀 엉뚱한 장소에 착륙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동계 생존 훈련은 위와 같은 긴급 착륙 상황에서 우주선이 산간 지역, 혹은 아주 추운 장소에 불시착했을 경우, 우주인들이 어떤 방식으로 구조대를 기다리면서 생존할 수 있는지를 실제와 거의 비슷한 상황에서 직접 체험하면서 몸으로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실제로 수년 전 로켓 발사 시에 비상 탈출 상황이 발생해서 우주선이 알타이의 산악지대에 불시착한 적도 있었다는 교관의 설명에, 훈련에 임하는 자세를 한 번 더 가다듬게 된다.
러시아에서는 언제나 큰 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간단한 의학 검사와 심리 검사를 받는다. 이러한 검사는 우주인이 현재 훈련을 받을 수 있는 적합한 상태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데 필요할 뿐만 아니라 훈련 후에도 똑같은 검사를 반복하여, 훈련 전후에 우주인의 정신과 신체에 어떠한 변화가 생겼는지, 그리고 과연 훈련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는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리 검사를 받고 있는‘알례그’>
이번 동계 생존 훈련에는 한국에서 우주인의 건강에 대한 모든 것을 전담하고 있는 공군 항공우주의료원 소속의 안창호 소령이 한국 우주인의 주치의 자격으로 참여하여 러시아 의료진과 함께 훈련 내내 우리의 건강 상태를 체크해 주었다.
의학검진과 심리 검사를 마치고, 훈련에 대한 브리핑이 있었다. 훈련 교관이 이번 훈련의 목적과 진행절차를 간단히 설명하고 난 후에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훈련 상황이 주어졌다.
궤도 비행 도중 비상 상황이 발생한 우리 우주선은 지구로 긴급 귀환을 하게 되었고, 예정 착륙 지점과 전혀 다른 시베리아의 타이가 지역에 불시착하게 되었다. 우리의 임무는 지속적으로 구조 신호를 보내면서 구조대와 교신을 시도하고, 매서운 시베리아의 추위로부터 자기 자신과 동료들을 보호하면서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이번에 나와 한 팀을 이루어 훈련을 받은 러시아 우주인 ‘알례그’와 ‘레나’는 사실 나와 거의 같은 시기에 우주인 훈련을 시작했기 때문에 훈련 동기생이나 다름없다. 내가 가가린 센터에 입소해서 우주인 훈련을 받기 시작할 무렵 러시아에서도 7명의 새로운 우주인 후보를 뽑았는데 비슷한 시기에 함께 우주인 훈련을 시작해서인지 이들에게는 왠지 모를 친밀감이 느껴진다.
‘알례그’는 러시아 공군에서 ‘수호이’ 전투기를 몰던 파일럿이고, ‘레나’는 ‘에네르기아’라는 회사의 엔지니어 출신이다. 재미있는 것은 ‘레나’의 남편도 같은 회사 엔지니어 출신으로 현재 스타시티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우주인이라는 사실이다. 러시아에 우주인 가족이 탄생할 날이 머지않았다.
브리핑이 끝나고 바로 훈련이 시작되었다. 이미 우주복으로 갈아입은 우리는 곧장 숲 속에 미리 준비된 귀환 모듈 안으로 들어갔다. 실제 상황에서는 우주선에 구비되어 있는 무전기를 사용하게 되어 있지만, 훈련의 편의를 위해 워키토키 한대가 우리에게 주어졌고 귀환 모듈의 해치가 닫혔다. 잠시 후, 워키토키를 통해 훈련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교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훈련을 시작하기 전 우주복을 입고>
지상에 착륙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구조대에게 우리의 위치를 알리는 것이다. “여기는 마쩨릭 (우리 조의 콜 싸인), 여기는 마쩨릭, 긴급 착륙을 했습니다. 위치는 XXX, 승무원들의 건강은 양호합니다.” 구조대가 우리의 무전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아무런 대답이 없다. 1분을 쉬고 다시 같은 구조 신호를 보낸다. 또 아무런 응답이 없다. 1분 후에 다시 한 번……. 구조 신호는 이런 식으로 매시간 처음 부분에 3번씩 반복해서 보내게 된다. 이번에 아무런 대답이 없었으니 한 시간 뒤에 다시 3번에 걸쳐 신호를 보낼 것이다.
<훈련 시작 전 착륙모듈 앞에서: 뒤에 보이는 주황색 물체가 착륙 모듈이다.>
우리는 귀환 모듈 내부에서 우주복을 벗고, 비행복과 방한복으로 갈아입었다. 구조대가 언제 올지 모르니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여 이곳에서 며칠을 보낼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옷을 갈아입고 우주선 밖으로 나와서 우주선에 비치되어 있던 비상키트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살펴보았다.
귀환 모듈 내부에는 이러한 비상 착륙 상황을 대비하여 추위를 막아 줄 수 있는 방한복을 비롯하여 비상 음식, 그리고 물이 3리터 들어 있는 수통과 신호용 조명, 총, 도끼, 칼, 나침반, 낚싯바늘, 거울, 구급약품 등이 들어 있는 서바이벌 키트가 준비되어 있었다.
몇 시간 후면 러시아의 긴 겨울밤이 시작될 것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서둘러서 추위를 피하고 하룻밤을 무사히 보낼 수 있는 임시 거처를 마련하기로 했다. 가지고 있는 도구만으로 훌륭한 움막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이미 이론 수업 시간을 통해 숙지하고 있었다.
우선 귀환 모듈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임시거처를 마련하기 좋은 장소를 찾았다. 바닥에 두껍게 쌓인 눈을 걷어내는 것은 ‘레나’의 몫이었고 ‘알례그’와 나는 움막을 지을 나무와, 지붕을 엮고 바닥에 깔게 될 잔가지들, 그리고 불을 피울 수 있는 땔감을 모아왔다.
<움막 모형>
<움막을 짓고 나서>
우리가 지어야 할 움막은 기둥 역할을 하는 두 개의 나무 사이에 45도 정도의 각도로 여러 개의 나무를 빗댄 형태이다. 그사이에 잔가지를 얼기설기 엮어서 지붕을 만들고, 바닥으로부터의 한기를 막기 위해 땅 위에도 두껍게 잔가지를 깐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귀환 모듈에 달려 있던 낙하산을 움막의 지붕과 바닥에 덧대서 바람을 막을 수 있게 하였다.
움막의 앞부분은 뻥 뚫려 있지만 모닥불을 피워 놓고 있으면 꽤 따뜻하다. 만약 충분히 따뜻하지 않을 경우에는 모닥불 건너편에 열기를 반사할 수 있는 벽을 설치할 수도 있고, 낙하산의 천으로 아주 큰 천막을 만들어 사방을 둘러쌀 수도 있다.
처음에는 과연 이런 움막이 추위를 막아 줄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지만, 하룻밤을 지내본 결과 이 정도의 움막도 아주 훌륭한 임시 거처 역할을 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레나’와 내가 움막의 내부에 은박지를 붙여서 열이 잘 반사되도록 마무리 작업을 하는 동안 ‘알례그’는 구조 신호용 장작을 쌓았다. 장작더미는 구조대가 가까이 왔을 때 신속히 우리의 위치를 알리기 위한 용도로 쓰이는데 밤에는 밝은 빛을 이용해서, 낮에는 불 위에 생가지를 얹어 흰 연기를 만들어서 신호를 보낸다.
<움막 마무리 작업>
하루 종일 작업을 하는 동안 매시간 마다 구조 신호를 보냈지만 구조대로부터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해가 지고 우리는 모닥불에 둘러앉아서 늦은 저녁 식사를 했다.
<저녁 식사>
비상식량은 주로 칼로리가 높고 단 음식들로, 쵸콜렛바 혹은 강정과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비상식량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서바이벌 키트 안에는 홍차에 설탕까지 들어 있어서, 따뜻한 차 한 잔 끓여 마시는 여유를 즐길 수도 있었다.
잠자리에 들면서 3시간씩 교대로 불침번을 서기로 했다. 불침번의 가장 큰 임무는 계속 우리를 찾아 헤매고 있을 구조대에게 지속적으로 구조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물론 밤새 모닥불이 꺼지지 않도록 잘 간수하는 것도 불침번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이다.
가끔 눈발이 날리는 러시아의 숲 속에, 한밤중에 혼자 깨어서 너울거리는 빨간 불꽃을 들여다보고 있는 느낌이 참 좋다.
마지막 차례의 불침번을 서고 있자니 어느새 아침이 찾아왔다. 이 땅의 모든 것들이 하루를 힘차게 보낼 수 있게 해주는 에너지가, 이 상쾌한 새벽 공기 속에 담겨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는 아침으로 간단히 차 한잔과 비스킷 몇 개를 나누어 먹으면서 두 번째 날의 계획을 세웠다. 구조가 생각보다 지연되면서, 언제 구조대가 올지 모르기 때문에 좀 더 따뜻한 거처를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어젯밤에도 간간이 눈이 내리기는 했지만, 큰 눈이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아마 눈보라가 몰아쳤으면 앞쪽이 훤히 뚫린 움막에서는 하룻밤 버티는 것도 쉽진 않았을 것이다.
오늘 지을 임시 거처는 서부영화에 나오는 인디언들이 사는 원뿔모양 천막인 ‘티피’다. 원래 러시아 훈련에는 티피를 짓는 과정이 들어 있지 않았는데, 어느 해엔가 미국 우주인이 훈련을 받으면서 지어 놓은 것을 보고는 러시아 교관들이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리고 그다음 훈련부터 티피를 짓는 방법이 훈련 과정에 포함되었다.
티피를 짓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7m 정도 되는 나무기둥 세 개의 끝을 서로 끈으로 묶어서 삼각뿔 모양이 되게 세우고 그 사이사이에 같은 길이의 나무 기둥들을 걸쳐 놓는다. 그리고 낙하산의 천을 잘라서 1.5m 정도의 높이가 되게 티피 아랫부분에 둘러 벽을 만들고, 윗부분은 7m짜리 나무기둥 두 개에 낙하산 천을 묶어서 원뿔 모양으로 뼈대를 둘러싼다. 천장 부분에는 작은 구멍을 만들어서 티피 안에서 불을 피웠을 때 그곳으로 연기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는데, 티피의 벽을 상하단 이단으로 만드는 이유도 그 사이에 틈을 만들어 공기가 이 틈을 통해 들어와서 천장의 위의 환풍구로 잘 빠져나가도록 하기 위함이다.
<티피 모형>
티피를 완성하고 나니 오후 두 시경이 되었다. 비상식량과 따뜻한 차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나서, ‘알례그’와 함께 밤새 때기에 충분할 만큼 땔감을 마련해 돌아오니 벌써 사방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티피 안에서>
우리가 땔감을 구하는 동안 ‘레나’는 티피의 바닥에 잔가지들을 깔고, 낙하산 천으로 배낭을 만들었다. 혹시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해야 할 경우가 발생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불을 피워 놓은 티피 내부는 어제 지었던 움막에 비해 한결 아늑하고 따뜻했다. 이날 밤에 눈이 정말 많이 내렸는데, 이 안은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나무 하는 모습: 죽은 나무를 때야 연기가 많이 나지 않는다.>
다른 조에서 훈련을 받은 미국우주인 ‘캐서린’은 예술가인 자신의 남편이 결혼 전에 3년 동안 티피에서 살았다고 하는데,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밖은 이미 깜깜한 밤이 되었고 우리는 티피 안에 앉아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제 저녁보다 한결 여유가 있고, 서로 많이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저녁 9시, ‘알례그’가 교신시간에 맞추어 신호를 보냈다. 한번 신호를 보내고 나서 1분 후에 두 번째 신호를 막 보내려는데 무전기에서 구조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구조 헬기가 우리 위치를 확인하고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정확한 위치 확인을 위해 신호용 횃불에 불을 붙여 달라는 내용이 오고 갔다. 물론 정말로 헬기가 날아오는 것은 아니고, 그런 상황을 가정한 교신이었다. 우리는 곧바로 밖으로 나가 낮 동안 거의 사람의 키만큼 쌓아놓은 신호용 장작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헬기가 가까이 올 무렵 조명탄을 터트려서 우리가 있는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런데 잠시 후, 구조대로부터 다시 한번 연락이 왔다. 우리들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긴 했지만 헬기에 연료가 거의 다 떨어져 가고 있어서 불가피하게 기지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내일 아침 일찍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헬기는 돌아갔고, 우리는 티피에서 하룻밤을 더 보냈다.
<반가운 손님들>
그날 밤, 뜻밖의 손님들이 찾아왔다. ‘알례그’와 ‘레나’의 동기생들이 훈련감독의 눈을 피해 음식을 싸들고 몰래 우리를 찾아온 것이다. 원래는 훈련을 최대한 실제 상황과 비슷하게 진행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접근을 엄하게 통제하고 있는 터였지만 이렇게 몰래 와서 동기생들을 챙겨주는 것이 러시아 우주인들에게는 일종의 전통인 듯했다. 친구들이 두고 간 음식을 나누어 먹고 아직 훈련이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난 우리는 배낭을 싸고 이동할 준비를 하였다. 전날 헬기가 우리의 위치를 파악하긴 했지만, 그곳은 숲 속이기 때문에 헬기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조금이라도 더 하늘이 열린 공터를 찾기로 한 것이다.
<’레나’의 다리에 응급처치>
이동을 하는 도중 무전기를 통해 마지막 훈련 상황이 주어졌다. 이동 중에 갑자기 ‘레나’의 다리가 부러지는 상황이 발생했고, 티피로부터 XXX 방향으로 XXX만큼 떨어진 장소에 헬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곳에 그리 오래 머물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내용이었다. 우리는 주위에 있던 나무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레나’의 부러진 다리에 부목을 대어 응급처치를 하고 그녀를 낙하산 조각 위에 눕혀 끌고 가기로 했다. 주어진 시간 내에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하면 헬기를 만날 수 없다. 나와 ‘알례그’는 나침반으로 방향을 확인하면서 ‘레나’를 끌고 눈밭을 뛰기 시작했다. 어느새 이마에는 땀이 맺혔고 ‘훅훅’ 거리는 숨소리가 가빠졌다.
한참을 달려 약속한 장소와 비슷하게 보이는 곳에 도착했다. ‘알례그’가 신호탄을 터트려서 헬기에 우리의 위치를 알렸다. 신호탄에 진짜 헬기가 내려오지는 않았지만 우리를 뒤따라오면서 관찰하던 교관들이 다가와 악수를 청하며 성공적으로 동계 생존 훈련을 마친 것을 축하해 주었다.
2박 3일간의 동계 생존 훈련은 이렇게 끝이 났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직접 몸으로 경험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여기서 배운 지식이 앞으로 유용할 것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게다가 이번 동계 생존 훈련은 훈련 그 자체도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그 외에도 러시아 우주인 친구들과 긴 시간을 함께 보내며 서로에 대해 좀 더 많이 알고,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기도 한 것 같아서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곳에서 우주인 동료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 그리고 무엇보다 한밤중에 내리는 눈을 맞으면서 활활 타오르던 모닥불과, 러시아 숲 속에서의 밤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내 기억 속에 남게 될 것 같다.
<불꽃>
- 고산 –